엄마, 아버지 양복 작년 가을에 단골집에서 새것 두벌 맞췄잖아요? 그런데 또 맞춰요? 아버지가 뭐 패션모델이야, 무슨 양복을 그렇게 자주 사요? 얘, 너 몰라서 그러니? 양복뿐이면 내가 말도 않는다. 뭐 제대로 남아나는 게 있어야지? 다 갖다 나눠주고 막상 본인은 늘 헐고 낡은 것만 걸치잖니? 저 버릇 평생 가겠지? 언제 끝날까? 나만 나쁜 년이고 죽을 지경이지!

이 얘기는 60년대 우리나라에 물자가 좀 모자랄 때 고모부 얘기다. 이북에서 피난 오셔서 나름대로 성공하신 고모부는 그렇게 베풀기를 좋아하셨다. 오히려 그걸 삶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 뭣이든 친구나 직원들 가족에게 나눠주는 게 삶이었다. 심지어 자식들의 학용품까지도 좋은 것은 다 갖다 나눠주곤 하셨다. 친척들은 이런 고모부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런데 자연현상을 보면 그게 사람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이웃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 무엇이라도 내어놓고 돕는 것이다. 그게 돈, 물건, 재능, 권력, 사람의 관계, 힘, 지식, 정보 등 무엇이든 이웃이 필요로 하는 것이면 다 주는 게 사명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누리는 모든 것은 누림이 목적이 아니라 남을 돕는데 쓰는 것이 목적이다.

살찐 파리나 모기는 개구리를 위해, 개구리는 뱀을 위해, 영양이 많은 뱀은 멧돼지를 위해, 멧돼지는 더 상위의 포식자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사명이란다. 물질의 최소단위인 모든 미립자는 항상 이웃을 전적으로 돕고, 우리 몸의 세포는 아예 이웃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도 확립하며 그 자리에서 자신의 사명이 끝나면 조용히 사멸하고 만다.

이렇게 자연이 시범을 보이니 사람의 사명은 무엇일까? 나는 왜 살아야 되나? 내가 오고 싶어 계획해서 세상에 온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세상에 보내졌고 나더러 뭘 하라는 건가?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사명이다. 자신의 건강 재물 재능 등 무엇이든 자신이 누리는 것은 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자원으로 준 것이다. 즉 나의 사명은 세상의 도우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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