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①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통화에 대해 초딩 수준으로 설명해준다

요즘 난리 난 가상통화 투기 열풍, 다들 알고 있지? 비트코인 투자로 몇 억원을 한 방에 벌고 회사를 그만뒀다는 건너 건너 지인의 얘기에서부터 가상통화 가격이 급폭락하는 바람에 애써 모은 돈을 다 날려버려 한강에 가야 한다는 웃픈 사연까지. '존버'로 '가즈아'를 외치며 희망을 가지다가도 법무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우는 이 멘붕대잔치에 벌써 질려버린 사람들도 많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가상통화'라는 거, 그냥 투기의 대상이 아니거든.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의 키보드 대결을 살펴보면 유시민 작가는 가상통화가 '신기루'라 했고, 정재승 교수는 가상통화로 이야기되는 '블록체인'을 '핵심기술'이라고 봤어. 가상통화(블록체인)가 신기루일 수도 있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도 될 수 있단 거야.

응? 인생 한 방을 노리는 투기꾼들의 투기 대상인 줄로만 알았던 가상통화가 핵심기술이 될 수 있다? 대체 가상통화, 블록체인이란 게 뭐길래? 궁금하지 않아? '뻥카'로 끝날 건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우리의 미래 생활을 확 바꿔놓은 기술이 될 건지 말이야. 단타로 치고 빠지는 투기의 대상이 아닌 장기적인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이 기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도.

록체인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


먼저 블록체인이란 게 뭔지 정리해 보자구. 내가 장첸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200만원을 계좌이체 했어. 이 정보는 내가 이용한 00은행과 장첸의 계좌가 있는 XX은행의 전산망을 거쳐 처리되지. 그 정보는 각 은행의 서버에 저장됐을 거고.

그런데 어느 날 지진이 일어나서 은행 서버가 완전히 다 망가져 버렸어. 자료를 백업해뒀던 서버까지 몽땅 다 죽어버렸지 뭐야. 요즘은 종이통장을 쓰지 않기 때문에 내가 장첸에게 200만원을 보냈다는 기록은 1도 남지 않고 다 사라져 버린 거지. 장첸은 "니, 나한테 200만원 아이 보내니?"라며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어. 내가 돈을 보낸 증거가 없다면서 말이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던 나는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장첸의 도끼에…(생략)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야. 블록체인은 내가 장첸에게 200만원을 보낸 거래내역을 00은행과 XX은행의 서버에만 저장하는게 아니라 그 내역을 복사해서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서버에다가 다 뿌려줘. '나→장첸 200만원 송금 ㅇㅇ'이란 기록이 우리나라에만 남는 게 아니라 중국, 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등의 모든 사람의 서버에 다 기록되는 거지.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지진이 나서 서버가 사망하더라도, 기록이 날아가더라도 아프리카나 유럽 어디의 서버엔 '나→장첸 200만원 송금 ㅇㅇ' 기록이 남아있겠지?


해킹 사고가 일어나도 마찬가지야. 지금은 은행의 중앙 서버를 해킹해서 5만원뿐이었던 내 텅장 잔고를 5억원으로 뻥튀기 하는 게 가능해. 반면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내역을 복사해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서버에다 죄다 복붙 한다고 했잖아. 그러면 한두군데에서 그 기록을 바꿔도 나머지 대부분의 서버에는 내 텅장 잔고가 여전히 5만원이라 기록돼 있기 때문에 '5만원→5억원? 저거 가짜야'라고 확인해 주게 되고 '5만원→5억원'은 무효가 돼.

어떻게 해서든 '5만원→5억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컴퓨터를 다 찾아다가 일일이 다 해킹해야 되지. 그게 가능할 거 같아? 절대 불가능.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이 보안성에서 특히 뛰어나다고 하는 거야.

여기서 잠깐!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일까? 뭣하러 내가 장첸한테 200만원을 보낸 거래 내역을 자기들 컴퓨터에다 복붙해 놓고 있는 걸까? 이쯤에서 '채굴'이란 개념이 쫙 나와줘.

자꾸 채굴, 채굴 하니까 광산에서 금 캐는 걸 생각하는데 채굴자는 한마디로 서버를 돌리는 사람들이야. 나와 장첸의 거래 내역이 맞는지 틀린지 확인, 증명하려면 서버에 복붙돼 저장된 기록들과 하나씩 비교해 봐야 하잖아? 이 서버를 제공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바로 채굴자인 거지.

채굴자들이 공짜로 서버를 돌리진 않아. 이 사람들도 뭔가 떨어지는 게 있어야 자기네들 서버를 빌려주고 돌릴 거 아니겠어? 채굴자들은 전산처리를 해주는 대가, 수수료로 암호화폐를 받아. (예를 들어 토렌트로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때 시드를 유지하면 그 대가로 나한테 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돼.)


◇보안·안전성의 끝판왕=블록체인

이제 블록체인이 뭔지 이해했어? 그런데 말이야. 블록체인 기술이 곧 가상통화를 말하는 건 아니야. 블록체인≠가상통화.

한 번 일어난 거래는 다 같이 장부를 나눠 가지기 때문에 맘대로 조작하지 못한다고 했지? 그게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인데, 좀 더 쉽게 말하면 블록체인 기술은 '누구나 기록할 수는 있지만 아무도 기록된 내용을 바꾸거나 지울 수는 없다'는 거야.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날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누구나 열어볼 수 있어. 다만 누구도 거래내역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가 없지.

이 특징을 이용하면 투명하고 안전한 선거가 가능해져. 국회의원 선거에 블록체인 기술을 끼얹은 투표 시스템을 적용하면 투표 결과 조작이 불가능하니까 말이야. 투표 기록이 여러 곳의 서버에 복붙 저장돼 있으면서 누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누구도 그걸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으니 얼마나 안전하게? 유럽의 에스토니아는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자투표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해.

이뿐만이 아냐.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더리움이나 몇몇 가상통화에는 DAPP(Decentralized Application, 분산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하는 일종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같은 앱스토어 기능이 달려 있어. 단지 '화폐'의 기능을 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앱이 탄생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 기능을 하겠다는 거지.


◇더 싸게! 더 안전하게!

DAPP의 장점은 다음 편에서 설명하기로 하고, 이 같은 기능을 활용했을 때 채굴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만 말해줄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인터넷 서비스나 스마트폰 앱 등을 개발하던 개발자들도 좀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예를 들어 게임이나 카지노 사이트를 개발한다고 할 때 그 서버 역할도 채굴장이 해 줄 수 있다는 거야. 내가 서버를 따로 사서 돌리거나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 물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겠지만 그마저도 가상화폐로 대신하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거.


후세에 전달해야 되는 필수적인 지식들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백과사전이나 음악, 동영상 등의 파일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서 분산해 저장해 놓는 거지. 그러면 세계전쟁이 나서 대부분의 컴퓨터가 파괴된다고 해도 어딘가에는 남아있을 채굴장에서 해당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으면 우리의 소듕한 자산이 보호될 수 있잖아.

블록체인 기술이 왜 주목받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했니? 그렇다면 여기에 왜 이렇게 돈이 몰리고 투기성 자금이 몰려들까? 다음 편에서 이야기해볼게.

홍재의 기자 hjae@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 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정보 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12009091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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