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초등입학 전에 학교에 가는 목적을 큰 소리로 외웠다. 첫째 모르는 것을 배운다. 둘째 친구를 사귄다. 셋째 공동생활을 익힌다. 그래서 그런지 둘 다 학교생활은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담임은 늘 고개를 갸웃거렸다. “참 이상해요. 저렇게 모범이면 성적이 팍팍 오르는데, 항상 그 자리예요.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늘 딱 중 상 거기거든요.”
그래서 형제가 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그 분야에서 제법 인정받고 일을 잘 한다. 대입 준비 때문에 수능학원 실기학원 양쪽을 오가면서 재수 1년에 90년대 말 그렌져 한 대를 까먹었다고 당사자가 말했다. 초등학교 때는 아버지가 밤 10시 후에는 공부를 못하게 했고, 시험 때는 놀이터에 그 형제들만 나와서 놀았지만, 중고 때는 독서실에서 새벽 2시에도 왔다.
초등에는 75%, 중학 때는 50%, 고교 때는 25%, 대학에선 15%를 놀고, 졸업 후는 겨우 5%만 놀아야 된다는 것이 아빠의 방침이었는데, 형제는 역으로 대학 1년 때 75%를 놀았더니 권총(F)을 여러 개 찼다고 한다. 하여간 중고 때 밤을 새웠으면 물리를 잘 해서 기계공학을 전공해야 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니, 고 1때 자기들이 잘 하는 디자인을 택했다. 이처럼 해도 해도 안 되면 대학에 가지 말고, 초졸 후나 늦어도 중졸 후에는 자기가 타고난 분야로 바로 나가야 된다. 그래야 모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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