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엔 간식거리가 많지 않아 누룽지를 많이 먹었으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누룽지는 쌀로 만드는 것인데, 쌀이 귀한 시대에 어떻게 하든 누룽지를 안만들고 밥을 짓는 것이 최고였기 때문이다. 행여나 불을 세게 때서 누룽지라도 생길라치면 야단을 곧장 듣곤 했다.

 누룽지를 먹지 못해 포한이 남아 있는 건 아니지만, 생전 처음 누룽지 그것도 현미 누룽지를 시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즉석 쌀 도정기와, 현미 누룽지 기계를 만드시고 사업하시는 김영미사장님이 가지고 오셨기 때문이다.

 

하얀백미만 먹었던 나로서는 1분도미가 와닿지 않았다. 백미는 거의 죽은 쌀이나 마찬가지란다. 거기에다 유통기한이 조금 오래된 쌀은 죽은쌀 이상으로 산화된 독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쌀은 도정후 7시간이 지나면서 산화하기 시작한다. 영양 덩어리 쌀눈과 쌀겨를 완전히 다 벗겨낸 아무런 영양 가치가 없는 백미의 소비 문화는 현대병의 주범이다.

그 모든 것을 커버하는 기술이 즉석 도정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단다. 그런데 그 도정기로 도정한 쌀을 가지고, 누룽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귀한 누룽지를 맛보았다. 아주 맛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도정기와 쌀, 그리고 누룽지 제조기계를 현장에서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다.

우리 같은 비영리단체에 이러한 기계를 들여와서 첫째 일자리를 창출하고 둘째로 그 수익금으로 좀 더 많은 사각지대 이웃을 섬긴다면 너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십삽년 연구와 투자의 결과도 놀라웠지만, 농촌을 사랑하고 쌀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김영미사장님의 마인드가 더욱 놀랍게 다가왔다. 우리 우분투의 정신으로 살아오셨고 살아가실 김사장님 참 존경스러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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