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두뇌 닮은 컴퓨터 가능할까.. 美 연구진, 인공 시냅스 개발


인간 뇌의 기능뿐만 아니라 작동원리까지 모방하는 ‘뉴로모픽 컴퓨터’의 핵심요소인 인공 시냅스가 개발됐다. 시냅스는 뇌신경세포(뉴런)들이 서로 맞닿아 있는 부위로, 뉴런 간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로 인간 뇌처럼 유연하게 학습하고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 개발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연구진은 초전도체를 이용해 인공 시냅스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학습할 때 뇌에 나타나는 효과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책임자인 마이크 슈나이더 NIST 박사는 “인공 뇌를 완성시킬 수 있는 조각을 찾은 것”이라며 “인공 뉴런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인공신경 사이를 단순히 선으로 연결했을 뿐 시냅스를 구현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뇌는 뉴런 간의 전기화학적 신호를 전달해 정보를 처리한다. 시냅스는 이런 신호가 다른 뉴런으로 이동하는 통로다. 한쪽 뉴런 끝에서 스파이크를 일으키면 이 전기 신호는 시냅스를 통해 다른 한쪽 뉴런 끝으로 전달된다. 이런 식으로 전기 신호를 순간적으로 전달하면, 회로를 통할 때보다 더 빠르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이때 전기 신호는 그 세기(에너지)가 특정 역치를 넘어야만 시냅스를 통과해 다른 뉴런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만약 신호가 반복해서 주어질 경우, 역치는 점점 낮아지고 뉴런 간의 결합은 강해진다. 바로 학습 효과다.
 
연구진은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의 초소형 원통형태로 ‘조셉슨 접합’을 만들어 인공 시냅스를 구현했다. 조셉슨 접합은 초전도체 물질 사이에 절연체를 채운 전자소자로, 한쪽에서 특정 역치 이상의 전류를 흘려 보내면 전류가 절연층을 통과해 다른 한쪽에 전기 신호를 일으킨다. 시냅스와 유사하게 작동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조셉슨 접합의 절연층에 자성을 띤 나노입자를 넣었다. 여기에 자기장을 걸고 전류 펄스를 반복해 가하자, 자기장의 영향으로 나노입자들이 점점 한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전류의 역치가 낮아졌다. 전류 펄스를 더 자주 보낼수록 역치는 더 낮아졌다.
 
인공 시냅스는 저항 없이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 뇌의 시냅스보다 더 처리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뉴런은 초당 50번 전기 신호를 보내지만, 인공 시냅스는 초당 10억 번까지 전기 신호를 전달할 수 있었다.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 역시 1aJ(아토줄, 1aJ은 10-18J) 수준으로 매우 낮다.
 
연구진은 인공 시냅스가 인공지능 시스템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줄 것으로 전망했다.

슈나이더 박사는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공지능은 대부분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며 “인공 시냅스를 활용해 뉴로모픽 컴퓨터를 개발한다면 인간의 뇌 이상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정보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127114820453

인공 지능과 머신 러닝, 딥 러닝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세기의 바둑대전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프로그램이 한국의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알파고의 승리 배경을 논할 때 인공 지능과 머신 러닝, 딥 러닝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 혼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셨을텐데요^^

오늘은 이러한 세가지 개념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개념의 관계를 가장 쉽게 파악하는 방법은 세 개의 동심원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인공 지능이 가장 큰 원이고, 그 다음이 머신 러닝이며, 현재의 인공지능 붐을 주도하는 딥 러닝이 가장 작은 원이라 할 수 있죠.


인공지능 기술의 탄생 및 성장

인공 지능이라는 개념은 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에 있던 존 매카시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특히 2015년 이후 신속하고 강력한 병렬 처리 성능을 제공하는 GPU의 도입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죠. 갈수록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저장 용량과 이미지, 텍스트, 매핑 데이터 등 모든 영역의 데이터가 범람하게 된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도 이러한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공 지능: 인간의 지능을 기계로 구현하다


1956년 당시 인공 지능의 선구자들이 꿈꾼 것은 최종적으로 인간의 지능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복잡한 컴퓨터를 제작하는 것이었죠. 이렇듯 인간의 감각, 사고력을 지닌 채 인간처럼 생각하는 인공 지능을 ‘일반 AI(General AI)’라고 하지만, 현재의 기술 발전 수준에서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은 ‘좁은 AI(Narrow AI)’의 개념에 포함됩니다. 좁은 AI는 소셜 미디어의 이미지 분류 서비스나 얼굴 인식 기능 등과 같이 특정 작업을 인간 이상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머신 러닝: 인공 지능을 구현하는 구체적 접근 방식


머신 러닝은 메일함의 스팸을 자동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편, 머신 러닝은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학습하며,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판단이나 예측을 합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의사 결정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소프트웨어에 직접 코딩해 넣는 것이 아닌, 대량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컴퓨터 그 자체를 ‘학습’시켜 작업 수행 방법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답니다.

머신 러닝은 초기 인공 지능 연구자들이 직접 제창한 개념에서 나온 것이며, 알고리즘 방식에는 의사 결정 트리 학습, 귀납 논리 프로그래밍, 클러스터링, 강화 학습, 베이지안(Bayesian) 네트워크 등이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 중 어느 것도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일반 AI를 달성하진 못했으며, 초기의 머신 러닝 접근 방식으로는 좁은 AI조차 완성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현재 머신 러닝은 컴퓨터 비전 등의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으나, 구체적인 지침이 아니더라도 인공 지능을 구현하는 과정 전반에 일정량의 코딩 작업이 수반된다는 한계점에 봉착하기도 했는데요. 가령 머신 러닝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지 표지판의 이미지를 인식할 경우, 개발자는 물체의 시작과 끝 부분을 프로그램으로 식별하는 경계 감지 필터, 물체의 면을 확인하는 형상 감지, ‘S-T-O-P’와 같은 문자를 인식하는 분류기 등을 직접 코딩으로 제작해야 합니다. 이처럼 머신 러닝은 ‘코딩’된 분류기로부터 이미지를 인식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정지 표지판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답니다.

머신 러닝의 이미지 인식률은 상용화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구현하지만, 안개가 끼거나 나무에 가려서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는 특정 상황에서는 이미지 인식률이 떨어지기도 한답니다. 최근까지 컴퓨터 비전과 이미지 인식이 인간의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한 이유는 이 같은 인식률 문제와 잦은 오류 때문이죠.

딥 러닝: 완전한 머신 러닝을 실현하는 기술


초기 머신 러닝 연구자들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알고리즘인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에 영감을 준 것은 인간의 뇌가 지닌 생물학적 특성, 특히 뉴런의 연결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근접한 어떤 뉴런이든 상호 연결이 가능한 뇌와는 달리, 인공 신경망은 레이어 연결 및 데이터 전파 방향이 일정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를 수많은 타일로 잘라 신경망의 첫 번째 레이어에 입력하면, 그 뉴런들은 데이터를 다음 레이어로 전달하는 과정을 마지막 레이어에서 최종 출력이 생성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그리고 각 뉴런에는 수행하는 작업을 기준으로 입력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가중치가 할당되며, 그 후 가중치를 모두 합산해 최종 출력이 결정됩니다.

정지 표지판의 경우, 팔각형 모양, 붉은 색상, 표시 문자, 크기, 움직임 여부 등 그 이미지의 특성이 잘게 잘려 뉴런에서 ‘검사’되며, 신경망의 임무는 이것이 정지 표지판인지 여부를 식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중치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는 ‘확률 벡터(probability vector)’가 활용되죠.

딥 러닝은 인공신경망에서 발전한 형태의 인공 지능으로, 뇌의 뉴런과 유사한 정보 입출력 계층을 활용해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신경망조차 굉장한 양의 연산을 필요로 하는 탓에 딥 러닝의 상용화는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죠. 그럼에도 토론토대의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 연구팀과 같은 일부 기관에서는 연구를 지속했고,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딥 러닝 개념을 증명하는 알고리즘을 병렬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GPU의 등장은 신경망의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가속하며 진정한 딥 러닝 기반 인공 지능의 등장을 불러왔죠.

신경망 네트워크는 ‘학습’ 과정에서 수많은 오답을 낼 가능성이 큽니다. 정지 표지판의 예로 돌아가서, 기상 상태, 밤낮의 변화에 관계 없이 항상 정답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뉴런 입력의 가중치를 조정하려면 수백, 수천, 어쩌면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학습해야 할지도 모르죠. 이 정도 수준의 정확도에 이르러서야 신경망이 정지 표지판을 제대로 학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2년, 구글과 스탠퍼드대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1만6,000개의 컴퓨터로 약 10억 개 이상의 신경망으로 이뤄진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구현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튜브에서 이미지 1,000만 개를 뽑아 분석한 뒤, 컴퓨터가 사람과 고양이 사진을 분류하도록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컴퓨터가 영상에 나온 고양이의 형태와 생김새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스스로 학습하게 한 것이죠.

딥 러닝으로 훈련된 시스템의 이미지 인식 능력은 이미 인간을 앞서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딥 러닝의 영역에는 혈액의 암세포, MRI 스캔에서의 종양 식별 능력 등이 포함됩니다.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의 기초를 배우고, 자신과 같은 AI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대국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 신경망을 더욱 강화해 나갔습니다.

딥 러닝으로 밝은 미래를 꿈꾸는 인공 지능

딥 러닝의 등장으로 인해 머신 러닝의 실용성은 강화됐고, 인공 지능의 영역은 확장됐죠. 딥 러닝은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지원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작업을 세분화합니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 더 나은 예방 의학, 더 정확한 영화 추천 등 딥 러닝 기반의 기술들은 우리 일상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거나, 실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딥 러닝은 공상과학에서 등장했던 일반 AI를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인공 지능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 받고 있답니다.

정보출처 : http://blogs.nvidia.co.kr/2016/08/03/difference_ai_learning_machinelearning/

[경향신문]

해마(hippocampus)는 구체적인 사건을 기억하는 데 중요한 뇌 부위다. 그런데 2007년에 해마가 손상된 환자들에게는 과거 기억의 회상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예컨대 해마가 손상된 환자들에게 아름다운 열대 해변에 있다고 상상하고 상황을 묘사해 달라고 요청하면, 이들의 묘사는 빈약하고 일관되지 않았다. 과거 사건의 기억에 관련된 해마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상상을 연결짓다니 정말 참신한 논문이라고 생각했었다.

■ 뇌를 참고하는 인공지능


이 논문의 1저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무려 9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어떤 연구를 해온 사람이면 알파고 같은 걸 만들 수 있는지 찾아보다가 그 2007년 논문을 발견한 것이다. 그 인상 깊었던 뇌과학 논문의 1저자는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 데미스 하사비스였다. 그뿐 아니라 하사비스는 요즘도 뇌과학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이 뇌 연구는 왜 하는 걸까?

인간의 뇌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유일한 예시다. 따라서 뇌의 구조와 원리를 참고하면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알파고에 사용된 심화 학습은 뇌 신경망을 모방해서 만든 인공 신경망을 사용하고 있다. 뇌 신경망은 부위별로 구조가 다르고, 구조에 따라 기능도 달라지는데, 심화 학습은 여러 뇌 부위 중에서도 시각 뇌의 구조적 특징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심화 학습을 사용하는 인공지능이 사물 인식에서 특별히 탁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뇌과학만 인공지능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뇌를 참고하는 인공지능 연구는 뇌의 구조와 활동을 계산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사비스의 최근 논문을 통해 뇌의 학습을 살펴보자.

■ 신피질과 해마의 학습

신피질(neocortex)에서는 어떤 자극이 입력되었을 때 활성화되는 신경 세포들의 비율이 10% 정도이다.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 세포들의 비율이 10%나 된다는 것은, 이번에 활성화된 신경 세포가 다음에 다른 자극이 들어올 때도 활성화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나의 신경 세포가 여러 자극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신피질의 구조는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서 지식을 구축하기에 유리하다.

신피질의 느린 학습 속도도 지식을 습득하기에 유리하다. 신피질에서처럼 하나의 신경 세포가 여러 자극에 반응하다 보면 이번에 배운 정보가 다음에 다른 자극을 경험하는 동안 지워질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이 이전에 배운 내용을 지워버리면 누적된 경험을 통합해서 지식을 습득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학습 속도가 느리면 이전과 다른 자극을 경험하더라도 이전에 배운 내용이 모두 지워지지는 않는다. 운 좋게 이전과 비슷한 자극이 경험되면 이전에 학습한 내용이 강화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으로 얻어진 지식에는 ‘구름은 자주 보이지만 일식은 드물다, 아이스크림과 달달함은 자주 연관되지만, 장미와 식초는 연관되지 않는다’처럼 환경의 통계적인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반면 해마는 어떤 자극이 입력되었을 때 활성화되는 신경 세포의 비율이 약 1%에 불과하다. 그래서 신피질처럼 서로 다른 정보를 통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건들을 따로따로 기억하기에 좋다. 해마가 ‘이번 휴가에 있었던 일’처럼 구체적인 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구조 덕분이다. 정보를 기억하는 해마는 지식을 습득하는 신피질과는 달리 학습 속도가 빠르다. 해마가 신피질처럼 학습이 느려서야 매 순간 축적되는 새로운 경험을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뇌 속에는 개별 경험을 빠르게 습득하는 해마와, 환경의 통계적 특성이 반영된 지식을 서서히 구축하는 신피질이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주 경험되지는 않지만 빠르게 습득해야 할 중요한 지식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아이가 옆집 강아지와 동화책을 통해서 개는 친근한 동물이라는 지식을 습득했다고 하자. 이 아이가 어느 날 무섭고 공격적인 개와 마주쳤다면, 아이는 무서운 개를 여러번 마주치지 않고도 개에 대한 지식을 수정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 절묘한 보완

우리가 잠자거나 쉬는 동안, 해마는 깨어있는 동안 경험한 일들을 뇌 속에서 빠르게 재생(replay)한다. 예컨대 쥐 한 마리가 A→C→B라는 3군데 위치를 지나서 B 위치에서 맛있는 치즈를 발견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쥐가 쉬는 동안 해마에서는 A, C, B를 지나는 동안 일어났던 신경 세포들의 활동이 실제 속도의 약 20배로 재생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재생하면, 시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정보들이 압축되어 신경 세포들이 학습하기 좋아진다. 또 짧은 시간 동안 여러번 복습하기에도 유리해진다.

해마는 경험한 모든 일을 같은 빈도로 재생하지는 않는다. 새롭거나 놀라운 일, 맛있는 치즈처럼 보상이 되는 일, 무서운 개처럼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킨 사건들을 더 자주 재생한다. 따라서 신피질까지 전파되는 해마의 재생은 중요하지만 드문 정보를 신피질에 여러번 제공해서, 새로운 정보가 빠르게 기존 지식에 포섭되게 도울 수 있다. 참으로 절묘하지 않은가? 구조가 다른 뇌 부위들이 각기 다른 학습에 참여하고, 감정과 해마의 재생이 이런 협업의 단점을 보완한다니 말이다.

우리는 예외적인 일들, 극도로 무서웠던 경험에 실제보다 큰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해마의 재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경향은 인지 편향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처럼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해마의 재생 덕분에 중요하지만 드문 경험이 빠르게 지식을 수정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다. 쭈글쭈글한 외모가 좀 별스럽기는 해도 뇌는 이렇게 기특하고 신통하다.

<송민령 |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정보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821212015074

사람과의 접촉 잦은 '고감도 직군'
고령화 사회에서 수요 급증할 듯


[ 박상익 기자 ]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달로 실직을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인간적인 접촉을 중시하는 직업은 존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의 리 레이니 인터넷·기술 연구이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서 “하이터치(high touch)라고 불리는 고감도 영역의 직군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하이터치는 고도 기술을 뜻하는 하이테크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소비자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헤어 디자이너,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같은 직업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직업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직접 대면이 중요하고, 사람의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로봇의 공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레이니 이사는 설명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교수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선진국들은 2050년께 초고령 사회의 최정점에 도달한다”며 “전통적 의미의 직업이 기계로 대체되더라도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보살피는 헬스케어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국제학술 포럼에서 “앞으로 인구의 15~20%는 헬스케어 영역에서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터치 직업 외에도 인공지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역시 AI 시대에 생존 가능성이 높은 직군으로 꼽았다.

레이니 이사는 학력 수준이 낮고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재교육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육체노동을 포함한 일반 분야 직장인은 자신들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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