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쁘띠 메종^^ 작은 집^^


그분들은 프랑스에서 제주로 쑹~하고 날아왔어요.

어쿠~ 나는 프랑스어도 모르는데...

다행인 게, 그분들은 프랑스에서 입양인 사역을 하시는 한국인, 정 목사님 부부입니다.




3년 전부터, 프랑스가 방학 기간 중에만  제주도에 오셨습니다.


제주도에 오셔서 빈집을 빌리셨어요.

3년 전만 해도 빈집이 많아서 선뜻 빌려주시는 분들이 많았답니다. 지금은 외지분들이 농가주택에 꽂혀서 농가주택을 원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네요.  이제는 돈 싸가지고 다녀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목사님 부부는 빈집을 이곳저곳 수선해서 사용하시는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주무시고 사시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루 반나절 방문객인 우리에겐 그분들의 불편함조차도 이국적이고 분위기가 업 되는 곳, 제주에 숨겨진 프랑스 시골집...이름 그대로  작은 진짜 아담한 집...이었어요.




앞쪽에 창문이 많은 공간은 전시장 겸, 식탁 겸, 거실입니다. 목사님께서 손수 작업 하신 공간입니다. 지붕을 얇은 아연 철판만 덮은 거라서, 비가 올 때는 '통통, 두두둥...'  요란한 소리가 난데요. 하루 밤 주무시거나, 방문 하신 분들에게는 요란한 소리 라기보다는  비들의 오케스트라로 들릴 것 같습니다. 참 낭만적이겠지요~


프랑스 목사님 부부는 불편함조차 행복해 하시네요.



3년 전에, 두 분이 제주도에 오신 이유는 프랑스 입양인 사역의 재정을 스스로 충당하셔야 하셔야 하기 때문인데요.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보낸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면 입양아가 아니라 입양인으로 불린다네요.


그런데 성인이 되면서 '난 누구?'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네요.


"나는 프랑스인?"

"아니면 한국인?"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넌 한국인"이라고, 프랑스인으로 대접 받기 힘들데요.

한국에서는 "넌 프랑스인"이라고 하고요.

정부조차도....


성인이 된 아이들은 "뿌리"를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생긴 데요.

막상 한국의 친부모를 찾게 되면, 얼싸안고 반가운 것도 시간이 지나면 갈등이 생기는 거죠.

프랑스 문화에서 자란 입양인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생겨서라네요.


성인이 된 아이들은 이렇게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당하며, 정신적 고통으로 삶이 망가지기 쉬운 상황에 놓인다네요.


내가 원하지도 않은 상태로 다른 나라로 입양을 가서 이런 상황이 된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목사님 부부는 그분들을 케어하는 사역을 합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도 입양인 사역을 선교라고 여기는 분들이 적어서 도움을 받지 못하나 봐요. ㅜㅜ


그래서 목사님 부부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제주도에서 재정을 스스로 마련하기  베이스 캠프를 세울 생각하게 되신 거죠.


무엇으로?

사모님께서 프랑스 요리를 잘하신데요.

목사님은 그림을 잘 그리시고, 프랑스에서 모은 프랑스 소품도 이삿짐 대신 잔뜩 가져 오셨네요. 소중한 소품을 필요한 분들에게 판매해서라도 재정을 마련하시려고요.



프랑스 목사님 부부가 저녁 식사에 초대를 해주셨습니다.  제주의 시골 마을,  상명리라는 곳에 라쁘티메종이 있었어요.  


작은 집이지만 궁궐이 부럽지 않은 사랑과 정성, 사람 내음이 이곳저곳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로운 집이었습니다.


우리 주님의 숲, 숨쉼 하우스가 도우려고요. 아직 우리 하우스도 마련하지 못했지만 꼭 그 일을 할 겁니다.



작은 텃밭이지만, 프랑스에서 가져 온 씨앗으로 가꾸신 프랑스 밭입니다.  목사님께서 우리 저녁에 사용할 꽃이나 잎을 직접 따시고 계시네요.


사모님께서 요리를 하시는 동안, 동네 할머니께서 몰래 무언가를 건네 주고 가셨어요. 

밭에서 거둔 먹을 거리를 갖다 주신 거래요. 상명리 어르신들 감사합니다 꾸벅~~


프랑스식 자연식 만찬...

프랑스에 가서 먹은 프랑스식 음식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프랑스를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이  방안에 있는 거의 모든 것이 프랑스 집에서 가져 오신 거라네요. 식탁 의자도^^ *** 


제주 여행? 제주 관광?

주님의 숲, 숨쉼 하우스에 오시는 분들을 모시고 가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관광하기 마시고, 의미 있는 여행하세요.

제주에 숨겨진 보물...사람, 자연, 삶을 찾아 보세요.


제주스러운

시골스러운

사람스러운

프랑스에 가지 않고도 프랑스를 만날 날이 곧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정 목사님 부부를 만나는 것이 프랑스를 만나는 거니까요.




프랑스 목사님 부부는 며칠 전, 뱅기를 타고 다시 프랑스로 가셨어요. 겨울에 다시 오시기로 약속하시고요.


보고 싶어요.

기다릴께요.

함께 할께요.




프랑스에서 눈물로 사랑을 흘리실 걸 생각하니, 우리 눈에서도 원격으로 하신 건지...눈물이 핑 돌아요...


(이 글을 프랑스에서 읽으시고...새벽 1시에 연락을 주셨으니...알림 소리에 잠이 깨서 보니 '겨울에 와서 더 맛있는 것 해 드릴께요'라고 답이 왔어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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