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번씩은 계약한 "아름다움 동산"을 다녀 옵니다.

서울에서의 우리 집은 '미니멀 라이프'(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 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라기 보다 물건이 가득한 집입니다. 그렇다고 창고는 아니고요~ 

물건을 사면 버리지 못하는, 좋게 말해서는 알뜰살뜰한 거지요. 신혼 때는 작은 집, 10평대 집이라도 좋겠다고 했다가 그집에 물건이 가득 차면, 조금 더 집을 넓혀 살게 됩니다. 그만큼 넓어지면 "여기는 책상 두고, 여기는 침대 두고..."하다가 집이 꽉 차버리고 마는 거죠.

물건이 많으니까 정리에도 시간이 들고, 청소하는 것도 고달프지요. 안 쓰는 물건 버리면 되는데 놔 두면 언젠가는 쓸 일이 있다며 아껴 두는 것도 병이란 걸 모르는 거죠. 시간이 생명인데...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시간인데..다른 것 줄 게 없어도 시간을 줄 수 있잖아요...집 정리에 시간을 두기보다 생명을 살리는데 시간을 사용하는 게 가치있는 삶이죠~

17. 8. 24, 전입 신고를 함으로 제주도민이 되었습니다.  제주로 부르심을 받아, 제주에서 할 일을 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미니멀 라이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 미니멀 라이프가 되는 운동^^


출처: 네이버 책 https://goo.gl/PHu9dF


(#1편에 이어서)

이러다간 세월만 간다며 단계별 추진으로 융통성(?)을 발휘하기로 하다.

 

기본 조건에 맞는 집을 단기간에 찾는 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랑 적당히 타협한 조건을 만들게 되지요. “네가 그러면 그렇지, 믿음은 개뿔~머리는 이런데 잘 써요~”

 

그래도 개뿔 믿음처럼 보이지 않도록 조건들을 남들 눈치채지 않도록 슬쩍 손을 봤어요.  남들은 그런 조건을 알지도 못하는 데 그냥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거죠.“에라이~ 믿음을 지켜야지!!!” 


“처음 단계 – 중간 단계 – 최종 단계”로 가자는 거지요. 중간이란 모호한 거를 넣음으로 부담을 덜자는 거지요. 우리들 믿음이 때론 이런 것 같아요. 은근슬쩍 타협하기, 합리화하기, 책임전가하기... 


처음 단계인 원룸에서 중간 단계로 아파트나 빌라를 거쳐 최종 단계에 핵심조건을 만족시키자고 한 거지요. 경험도 필요하고 차근차근 진행하자는 거였어요.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던 중간 단계를 집어넣은 거지요.

 

빌라나 아파트라고 해도 방 여러 개, 화장실 2개면 되잖아요~  화장실은 2개 이상이어야 숨쉼에 오신 VIP가 눈치도 안보고 미안해 하지도 않고 편히 쉴 수 있을 거라서 생각했지요. 참 원룸이 빌라나 아파트 독채보다야 조금 저렴해요. 원룸은 풀 옵션인 경우가 많아서 내가 쓸 물건 비용과 시간을 들이면서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원룸보다는 빌라나 아파트가 집 같아서 좋아요. 투룸도 가보았는데 그냥 잠만 잘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기대에 못미친 곳도 있어요.   요즘 분양하는 빌라의 경우는 풀 옵션인 경우가 많았어요. 전자 제품은 최고 퀄리티로 비치했더라고요.


* 풀 옵션: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젼, 인터넷, 침대, 식탁, 가스렌지 등이 대부분 갖추어진 상태


빌라의 풀옵션(원룸은 면적도 좁으므로 작은 크기의 전자제품 비치)


중간 단계의 숨쉼 하우스는 농가주택보다는 최근에 분양하고 있는 빌라나 아파트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풀옵션을 갖춘 새 집이니까요. 믈론 농가주택이 제주스럽고, 시골스러워서 거기서 지내고 싶어 하는 도시민들이 많아요. 제주 농가주택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부동산 매물에 오르기도 전에 임자가 나와요. 아는 사람끼리 거래가 이루어지죠. 3년 전, 제주 부동산이 가격이 쌀 때는 그냥 공짜로 살아주기만 해도 주인이 땡큐라고 했다네요.



제주 농가주택은 중규모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경우, 년세가 싸도 개보수비가 많이 들기도 한다.

 

제주의 오래된 농가는 화장실도 바깥에 있고, 내부 동선이 아파트민들에게는 불편하게 되어 있어요. 단열 처리도 단순해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하고요. 농가주택에 처음 살아 보는 사람은 많이 불편하지요. 단기간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생소한 경험이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요. 현대식으로 완전 리모델링한 농가주택이 아니면 새로 분양하는 빌라나 아파트가 도시민들에게 편리한 거지요. 서귀포 일대를 다니며 눈에 보이는 대로 방문해서 임대가 되는지 알아보았어요.



농가주택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리모델링한 도제랑 하우스는 아는 분만 찾아가는 정다운 곳이다.


"주님의 숲, 숨쉼"은 제주 돌담 농가 주택을 꽤나 많은 비용을 들여서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한 곳이다. 제주스럽기도 하고, 인증샷 찍으려고 북적거리면 "숨쉼"이 아니라 "숨막힘"이 될까 우려되어 비공개해요^^

 

관심을 빌라에 두니까 사방팔방 눈에 보이는 게 전부 빌라예요. 와우 꽤나 많이 짓고 있더라고요. 미분양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데도 분양할 물량이 많았어요. 1년 전만 해도 빌라나 아파트 가격이 서울 가격 수준으로 급등했거든요. 그걸 본 사람들이 나도 나도 하는 심사로 과열된 거지요. 훅- 한방에 부동산시장이 냉각되면 저 사람들 어쩌지 염려도 되더라고요. 


구경꾼 입장에서 보면 주택의 경우 손바뀜이 활발해질 거라 보여요. 고수들은 빨리 팔아버리고 차익실현해서 현금 보유하는 전략인 것 같아요. 총알을 남겨 두어야 부동산 하락할 때 다시 매입하거든요. 주의 깊게 보니까 이런 낌새가 보이더라고요.


바다도 보이고, 한라산도 보였으면 좋겠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

 

분양가격이 비싼데도 오직 바다 뷰, 한라산 뷰가 보인다는 장점을 내세우니까 육지사람들은 뿅 가는 거지요. 뷰, 그것도 잠시거든요. 우리가 지내던 원룸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침대에 누워서도 한라산 뷰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원룸의 뷰가 아무리 좋아도 시간이 지나봐요. 처음에 느낀 신선한 감정은 사라지고 육지의 일반 산을 보는 것처럼 신비감도 사라지기 시작해요. 바다도 그렇고요. 


어디 살든 차로 20~30분 정도면 산에 가고 싶으면 산에 가고, 바다에 가고 싶으면 바다에 갈 수 있는 게 제주도의 특혜거든요. 오감으로 한라산을 오르고 바닷가에서 놀고, 해산물을 채취하고 맛보는 경험하는 것이 생동감 있지요. 눈으로 보고 인증샷 찍는 건 빨리 식어요.

 


임대가격은 비싸고, 집은 조건에 맞지 않고

 

어쨌든 한라산 뷰가 보이거나 바다 뷰가 끝내주는 곳은 분양이 우선이지 임대는 전혀 안하더라고요. 서귀포에서 애월로 눈을 돌려 보았지요. 애월에 갈 때마다 초원과 숲 자락이 아담했어요, 뷰가 그러니 포근하게 안아주는 것처럼 예뻤지요. 애월까지 산에서 바닷가로, 바닷가에 산으로 지그재그로 차를 몰았습니다. 


"아 여기서 살고 싶다" 지그재그로 가다 보니 30분 거리를 2~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지나가다가 누구라도 붙잡고 “여기 어때요”라고 물어 보고 싶더라고요. 실제로 그렇게 해보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친구가 되더라고요.



애월로 가는 길... 중산간으로 올라가서 보면 멋진 구릉이 굿이다. 


제주도는 동서남북으로 풍경도, 기후도 차이가 심해요. 여름의 남쪽 서귀포는 고온다습한 남풍으로 습하고, 뿌옇고 더워요. 북서쪽 애월쪽으로 가면 하늘이 맑고, 습도가 상대적으로 낮지요. 더운 건 비슷하지만 바람이 덜 습해요. 겨울엔 반대가 되고요. 지역을 결정할 때 기후도 중요한 변수가 되요. 누구를 만나든 “여기 여름은요? 겨울은요?”라고 묻는 게 필수 코스였어요.

 

지역을 서귀포, 서귀포혁신도시(신도시), 중문, 애월 이렇게 정했어요. 그 지역들을 직접 살펴보고, 오일장신문도 보고, 제주도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도 수시로 살펴 보았지요. 애월이나 서귀포 혁신도시, 중문은 예상 밖으로 임대료가 고가더라고요. 


주변에 새로 알게 된 친구분들께서 이런 집, 저런 집을 소개해 주지만 가격이 맞으면 기본 조건과는 거리가 멀고, 기본 조건이 어느 정도 맞는다 싶으면 가격이 높다보니 원하는 집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지금도 새친구분이 전화를 주셨어요~ 어디에 단독주택이 나왔다고~감사해요~)



출처: http://www.jejuall.com/CLine/line02/params/viewType/jeju


찾기 힘든 것도 있지만 결정 장애가 있는 우리 부부의 탓도 있었어요.

그런데 결정 장애가 때로는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되기도 하죠.

여호와 이레의 믿음으로 기다리다 보면...


(#3편에 계속 되요)


(제주에서 원하는 집 구하기 Tip) 

http://finalrecipe.tistory.com/admin/entry/post/?id=26




출처: http://finalrecipe.tistory.com/25 [숨쉼]

824, 입도 3개월 만에 아름다운 동산을 계약하다.

 

제주에서 집 찾아 뱅글뱅글, 드디어 계약을 했어요~

(...지금은 숨쉼 동산을 사진으로 공개하지 않으려고요. 신비전략?)

 

숨쉼 제주에서 숨을 쉬고, 제주에서 쉼을 얻다 - 제주의 여러 지역, 여러 집을 가보았지만 아내가 여기 짱이다마음에 들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너무 비싸결정을 하지 못하고 다녔지요. 처음 집을 찾으러 다닐 때만 해도 '여호와 이레'(하나님께서 준비하심)라며 반드시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곳이 있을 거라며 자신만만했지요.

 

시간이 흘러 뜨거운 여름 막바지, 제주에서 카페를 하는 어떤 사장님께 사장님 아내 분은 어디 계세요?” 사장님, “제주도 습도가 너무 높아서 서울로 가버렸어요, 슬퍼요...

 

자신감 급하강~ 에어컨 없이도 잘 버티던 저였어요. 10년 이상을 선풍기만으로 잘 지냈거든요. 미친 올해 여름엔 서울로 철수하고 싶을 정도로 더워서 집 찾으러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도서관이 최고더라고요. 가을의 입구에 들어서니까 조바심 왕창 생기다. “이러다가 올해가 훌쩍 지나가 버리면? 숨쉼하우스는? 지금까지 뭘 했냐고 하면?”

 

 

주님의 숲, 숨쉼의 집 구하기 조건을 정하다.

 

아내가 아는 집사님 가게에서 알바를 했어요. 백수인 저 혼자 집을 찾으러 여기저기 다녔지요. 부동산에 부탁하면 어떠냐는 아내 말에 우리랑 통할 것 같은 다른 사람도 우리 숨쉼하우스에 대해 말해 주면 못 알아듣잖아~ 그런데 부동산이 알아듣겠어? 우리가 찾아야 해요~” 

(뒤에 등장하는 부동산 집사님은 우리 숨쉼이야기를 듣고 90%? 잘 알아들으심, ‘부동산’ + ‘집사님이니까 알아들으신 것 아닐까?)

 

이렇게 막연하게 여기저기 눈에 띄는 대로 다니다간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았습니다. 아내와 집을 보는 조건이 달라서 괜한 갈등으로 분위기만 악화될 우려도 있었어요. 아내와 저의 눈에 바로 여기다라고 일치되는 곳이어야 했지요. 이렇게 신나서 하이파이브해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치니까 책임공방이 예상되더라고요.

 

이런 갈등을 어떻게 예방하지? 제주까지 와서 부부싸움 한다고 소문나면? 으악 무섭다... 갈등도 줄이고, 판단도 쉽고 빨리 하기 위해 핵심 조건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살 집이어야 하기 보다는 주님의 숲, 숨쉼에 오시는 분이 편하게 지내실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고요. “아이쿠, 진즉에 이렇게 정할걸 그랬어

 

처음에는 이 조건들이 마음에 들었지요. 시간이 흐르며 집을 찾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대충 집 같은 집에 들어 가고 싶은 거예요. 하나둘 조건을 낮추고 싶은 마음도 생기데요. 중간 조건으로 낮추지 않으면 평생 집을 찾으러 다닐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너희들이 숨쉼 어쩌고저쩌고를 한다는데 어디 잘되나두고 보겠어라며 저희를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시선들이 의식되자 눈치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핵심 조건들- “이게 다 충족되어야 한다고?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닐까?”

 

1.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

2. 조용한 곳으로 인근에 산책할 곳이 있고, 집에서 조용히 묵상이 가능한 곳

3. 찬양해도 주변에서 뭐라고 하지 않을 곳

4. 개인 골방 기도 장소가 있는 곳

5. 리모델링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추가 비용이 적을 것

6. 여름엔 시원, 겨울엔 따뜻할 것

7. 아름답게, 자연친화적으로 단장한 곳

8. 연세가 저렴할 것

9. 장기 사용 가능할 것

10. 미니멀 라이프

11. ‘우리 사역을 지원하실 주인이어야 한다.

 

막상 조건을 정해 놓고 보니까 이런 곳이 어디 있겠나 싶더라고요. “이런 곳 있으면 나도 구해 달라고요?” 하나라도 조건에 부적합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 조건들이 정말 가능할까요? 이제 보면 집을 찾으러 다닌 우리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조건들이었어요. 무슨 배짱으로 이런 조건들을 기준으로 잡자고 한 건지...

 

배우자의 기준이 참 이상적지요. 이런 배우자감을 원하잖아요. 돈 많고,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착하고, 나만 사랑하고, 집안 좋고, 부모님 터치 없고, 그림 같은 집에...와우 이런 거였으니 평생 장가가고, 시집가기는 틀린 거죠. 그런데도 나를 위해 예비된 배우자감이 있을 거라는 환상적인 자기 확신에 빠지잖아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결혼은 하고픈데 나이가 들면 현실의 냉정함을 경험하지요. 기준은 하향화되고요

“100점 짜리 배우자 찾다간 평생 결혼 못해~ 50점 짜리가 만점이라고 생각해!” ....정말 그래야 할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