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입도 3개월 만에 아름다운 동산을 계약하다.

 

제주에서 집 찾아 뱅글뱅글, 드디어 계약을 했어요~

(...지금은 숨쉼 동산을 사진으로 공개하지 않으려고요. 신비전략?)

 

숨쉼 제주에서 숨을 쉬고, 제주에서 쉼을 얻다 - 제주의 여러 지역, 여러 집을 가보았지만 아내가 여기 짱이다마음에 들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너무 비싸결정을 하지 못하고 다녔지요. 처음 집을 찾으러 다닐 때만 해도 '여호와 이레'(하나님께서 준비하심)라며 반드시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곳이 있을 거라며 자신만만했지요.

 

시간이 흘러 뜨거운 여름 막바지, 제주에서 카페를 하는 어떤 사장님께 사장님 아내 분은 어디 계세요?” 사장님, “제주도 습도가 너무 높아서 서울로 가버렸어요, 슬퍼요...

 

자신감 급하강~ 에어컨 없이도 잘 버티던 저였어요. 10년 이상을 선풍기만으로 잘 지냈거든요. 미친 올해 여름엔 서울로 철수하고 싶을 정도로 더워서 집 찾으러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도서관이 최고더라고요. 가을의 입구에 들어서니까 조바심 왕창 생기다. “이러다가 올해가 훌쩍 지나가 버리면? 숨쉼하우스는? 지금까지 뭘 했냐고 하면?”

 

 

주님의 숲, 숨쉼의 집 구하기 조건을 정하다.

 

아내가 아는 집사님 가게에서 알바를 했어요. 백수인 저 혼자 집을 찾으러 여기저기 다녔지요. 부동산에 부탁하면 어떠냐는 아내 말에 우리랑 통할 것 같은 다른 사람도 우리 숨쉼하우스에 대해 말해 주면 못 알아듣잖아~ 그런데 부동산이 알아듣겠어? 우리가 찾아야 해요~” 

(뒤에 등장하는 부동산 집사님은 우리 숨쉼이야기를 듣고 90%? 잘 알아들으심, ‘부동산’ + ‘집사님이니까 알아들으신 것 아닐까?)

 

이렇게 막연하게 여기저기 눈에 띄는 대로 다니다간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았습니다. 아내와 집을 보는 조건이 달라서 괜한 갈등으로 분위기만 악화될 우려도 있었어요. 아내와 저의 눈에 바로 여기다라고 일치되는 곳이어야 했지요. 이렇게 신나서 하이파이브해야 하는데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치니까 책임공방이 예상되더라고요.

 

이런 갈등을 어떻게 예방하지? 제주까지 와서 부부싸움 한다고 소문나면? 으악 무섭다... 갈등도 줄이고, 판단도 쉽고 빨리 하기 위해 핵심 조건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살 집이어야 하기 보다는 주님의 숲, 숨쉼에 오시는 분이 편하게 지내실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고요. “아이쿠, 진즉에 이렇게 정할걸 그랬어

 

처음에는 이 조건들이 마음에 들었지요. 시간이 흐르며 집을 찾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대충 집 같은 집에 들어 가고 싶은 거예요. 하나둘 조건을 낮추고 싶은 마음도 생기데요. 중간 조건으로 낮추지 않으면 평생 집을 찾으러 다닐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너희들이 숨쉼 어쩌고저쩌고를 한다는데 어디 잘되나두고 보겠어라며 저희를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시선들이 의식되자 눈치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핵심 조건들- “이게 다 충족되어야 한다고? 너무 이상적인 것 아닐까?”

 

1.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

2. 조용한 곳으로 인근에 산책할 곳이 있고, 집에서 조용히 묵상이 가능한 곳

3. 찬양해도 주변에서 뭐라고 하지 않을 곳

4. 개인 골방 기도 장소가 있는 곳

5. 리모델링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추가 비용이 적을 것

6. 여름엔 시원, 겨울엔 따뜻할 것

7. 아름답게, 자연친화적으로 단장한 곳

8. 연세가 저렴할 것

9. 장기 사용 가능할 것

10. 미니멀 라이프

11. ‘우리 사역을 지원하실 주인이어야 한다.

 

막상 조건을 정해 놓고 보니까 이런 곳이 어디 있겠나 싶더라고요. “이런 곳 있으면 나도 구해 달라고요?” 하나라도 조건에 부적합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 조건들이 정말 가능할까요? 이제 보면 집을 찾으러 다닌 우리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조건들이었어요. 무슨 배짱으로 이런 조건들을 기준으로 잡자고 한 건지...

 

배우자의 기준이 참 이상적지요. 이런 배우자감을 원하잖아요. 돈 많고,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착하고, 나만 사랑하고, 집안 좋고, 부모님 터치 없고, 그림 같은 집에...와우 이런 거였으니 평생 장가가고, 시집가기는 틀린 거죠. 그런데도 나를 위해 예비된 배우자감이 있을 거라는 환상적인 자기 확신에 빠지잖아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결혼은 하고픈데 나이가 들면 현실의 냉정함을 경험하지요. 기준은 하향화되고요

“100점 짜리 배우자 찾다간 평생 결혼 못해~ 50점 짜리가 만점이라고 생각해!” ....정말 그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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