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단지가 왜 필요한지 아낙네들의 바쁜 손길 


서리태 콩을 사러 갔다 서울 우리 교회에서 원하시는 분이 있어서 1kg에 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해서 우리가 사는곳 보다 좀더 시골인 귀례라는 동네 방앗간을 찾아 갔다 한 주 사이에 서리태콩이 비싸졌다 한말에 9만원 10만원을 부른다 어이쿠 한발 늦었다 kg당 만원이면 사야 할 것을...잠시 몇일 방심한 사이에 기회를 놓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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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키로당 만원짜리가 나오면 연락을 해 달라고 하고 돌아 오는 길에 항아리 공장을 들렀다. 20대 때 신학교 시절에 음악 교육 전도사로 이천 중앙감리교에서 사역을 하고 있었을 때 여주에서 항아리 굽는것을 본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때가 마지막 구경이었다 항아리 구매를 하고자 구경하러 갔는데 월순 아지매는 그 자리에서 원하는 항아리를 샀다. 8말짜리 235,000원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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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딱지 아내는 한참을 망설인다. 올해 간장과 고추장을 담아 볼 생각을 하긴 했는데 고추가루를 그리 많이 생산하지 못했으며 메주는 띠우지도 안했다 그래도 살까 말까 하는 눈치다. 미리 사두고 고추가루는 지금 있는것 가지고 조금이라도 고추장을 담아 볼까하는 심산이고, 간장은 띠은 메주를 사서 간장을 담아 볼까도 생각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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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적응 5년차가 되더니 이것 저것 이젠 겁도 없이 다 해 볼려고 한다 그 원인의 주범은 월순 아지매다. 한참을 둘러 보면서 월순 아지매는 항아리를 샀지만 아내는 결정을 보류한채 눈팅만 하기시작 했다. 큰 가마가 두개나 보인다. 초벌 굽기를 하기 위해서 작업을 하고 있는 어떤 아저씨의 바쁜 손길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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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실패한 항아리와 내 동뎅이쳐져 망가진 항아리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갑자기 성경에 나오는 토기장이 이야기가 생각난다 토기장이 손에 의해서 모양도 만들어 지고 버려 질것과 귀히 쓰일것들이 만들어 진다. 토기장이신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진 질그릇과도 같고 항아리와도 같은 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쓰여지는 쓰임새에 대해서 우리가 해야 할일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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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로 지어졌던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 깊이와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는 만큼 그 은혜에 감사할 뿐이다. 껌딱지 아내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다음을 기약하고 발걸음을 서곡리 우리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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