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아주 청명한 날 마산까지 조문 가느라 KTX 차창을 내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차를 타고 맑은 하늘 높은 산 넓은 들과 강을 보면 그냥 맘에 여유도 생기고 그렇게 기분이 좋다. 조문 가는 길이니 당연히 사람의 생사를 생각했다. 나의 조부모님은 왜 세상에 왔다 갔을까? 부모님은 왜 다녀갔을까? 형님과 누님은 또 왜? 아무도 원하거나 계획해서 온 것 아닌데 말이다. 혹시 누구나 인정할만한 거창한 업적을 남기셨으면, 아하 그래서 그분들은 세상에 오셨지, 했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 내게 귀결되었고, 나는 왜 와서 70년 넘게 살면서 매일 뭔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나? 나는 아주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이 땅에 보내진 목적인가”하는 생각까지 갔다. 그래, 누가 뭐래도 난 꿈꾸는 소년으로, 이후 한국과 세계에 절실히 필요한 것을 제시해, 많은 개인은 물론 국가와 세계가 득을 보게 해야 된다. 더 들여다보면 아직 세상에 덕을 끼칠 만큼 의미 있는 일을 이룬 것도 없이, 그냥 기업에서 일하며 인적자원개발과 성과관리를 했기에 꿈을 가진 것이 전부다.

그러고 보면, 조부모님은 아버지를 보내려고 오셨고, 부모님은 나를 나고 자라게 했으며, 가장 중요한 건강을 주고 우애와 건실한 삶을 당부하셨다. 형님은 대학공부를 도왔고 누님은 유년시절과 초등학교 때 나를 거두어 바른 성장을 도왔다. 참 다정다감하고 귀엽게 돌보셨다. 엄마 손을 대신해서 많은 보살핌이 있었다. 그렇다면 다 나를 위해, 내가 제대로 자라서 타고난 사명을 바르게 완수하도록 도우려고 이 땅에 보내진 분들로 보인다. 그냥 난 일방적으로 받고만 살았다. 살아계실 때 내가 그분들에게 갚은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이제 그분들이 투입하신 것보다 더 크게 이루도록 제대로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이 바람직하게 산다는 것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겠지만, 항상 부모의 성과보다는 더 낫게 이루어야 될 것 같다. 설령 부모님들이 특별한 가치를 세상에 남기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식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을 이룬다면, 그런 일을 할 자식을 키우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는 의미가 부여되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더 최신 버전이니 그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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