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울고 있는 여인  
                                             
하얀 병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침대, 
하얀 시트위에 하늘색 담요를 뒤집어쓰고 아픔을 혼자 끌어안고 가족 모르게 울고 있는 아픔을 감싸 안아주지 못한다면 차라리 묵묵히 바라만 보아 주자.

혼자 견디기 힘들어 어두운 밤에 홀로 울어야 하는 내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나 했을까.
내 아픔을 혼자 감당할 때는 이유 없이 혼자 아파하지 않는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가슴 벅찬 언어의 음률들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들은 참 어리석게도 그렇게 쉬운 말 한마디를 마음과 다르게 구박도 아닌 밉상의 말을 늘어놓는다.

상처를 입히는 것은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상처가 더 큰 법이다. 
체내의 구석구석에만 면역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과 생각이라는 것에도 면역력이 필요하다. 
외관상으로 보이는 상처에는 약을 바르면 되지만 마음에 생기는 생채기는 쉽게 가시질 않는다. 

병원 외부 작은 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만난 어느 여인이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다. 
오늘 내일 하는 친정엄마, 감기 몸살로 아프다는 시어머니, 무조건 시어머니 말에 복종하는 남편.
어느 쪽에서도 말할 수 없었다. 딸이었고 며느리였으니까 그리고 내 딸이 있고 며느리가 될 테니 말이다. 

마음의 생채기가 흔적으로 남은 검붉은 빛의 심장, 상처!

겉으로 들어나는 상처보다 심장에 박히는 생채기가 더 아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 없이 뱉어내는 말
그래서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하고  아픔을 끌어안고 홀로 울게 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살지 말자.




글 / 캘리그라피
하루애 박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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